전격성 제1형 당뇨병에서 대장내시경 후 발생한 당뇨병케톤산증 1예
Diabetic Ketoacidosis Following Colonoscopy in Fulminant Type 1 Diabetes: A Cas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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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저자들은 혈당조절이 원활하였으며 다른 유발 요인이 없던 전격성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진단적 대장내시경 검사 직후 당뇨병케톤산증이 발생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Fulminant type 1 diabetes is a distinct subtype of type 1 diabetes mellitus that is characterized by sudden, complete destruction of pancreatic beta cells at the disease onset. Since the disease was first described in 2000 in Japan, a number of case reports have also been published in Korea. However, this disease entity is still not well defined. A 48-year old man with no medical history was admitted with diabetic ketoacidosis. Fulminant type 1 diabetes was diagnosed and he was discharged with multiple insulin injections. His serum glucose level was well controlled in the outpatient clinic. A month later, diabetic ketoacidosis occurred again following a diagnostic colonoscopy. This case suggests that fulminant type 1 diabetes is an aggressive disease in which small stimuli can provoke ketoacidosis. Therefore, for tests that require fasting, close observation by medical staff and patient education about the disease is essential.
서 론
전격성 제1형 당뇨병(fulminant type 1 diabetes)은 2000년에 Imagawa 등[1]이 처음 소개한, 자가항체가 없고 췌도염을 동반하지 않음에도 급작스럽게 발병하며, 혈청 췌장 효소의 상승 등을 특징으로 하는 제1형 당뇨병의 아형이다. Japan Diabetes Society에서 발표한 진단지침[2]에 의하면, 1) 당뇨병케톤산증이 고혈당 증상 발생 이후 즉각적으로(약 7일) 발생, 2) 첫 방문시 혈청 포도당이 288 mg/dL 이상이고 당화혈색소가 8.5% 미만, 3) 소변 C-펩티드 배출이 10 μg/day 미만 또는 혈청 C-펩티드가 공복시 0.3 ng/mL 미만이고 경정맥 글루카곤 투여 후(혹은 식사 후) 0.5 ng/mL 미만이어야 한다. 국내에서 2004년에 Jung 등[3]에 의해 43세 남자가 처음 보고된 것을 포함하여 전격성 제1형 당뇨병에 대한 보고가 수차례 발표되었으나, 현재까지 해당 질환의 병태생리와 임상적 실제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저자들은 당뇨병케톤산증으로 내원하여 전격성 제1형 당뇨병 진단 하에 다회 인슐린 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원활하였던 환자에서 대장내시경 검사 직후 당뇨병케톤산증이 재발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8세 남자가 2일 전부터 시작된 구역과 호흡곤란을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키 178 cm, 체중 78 kg, 체질량지수 24.62 kg/m2의 특이 내과 병력이 없는 환자로, 내원 당시 혈압은 120/60 mmHg, 맥박수는 분당 110회, 호흡수는 분당 20회, 체온은 37℃였다. 의식 저하는 동반되지 않았으며, 주소 이외에 전신 쇠약감을 호소하고 있었고, 신체 검사에서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다. 동맥혈가스 분석에서 pH 7.124, PCO2 19.1 mmHg, PO2 101.3 mmHg, 산소포화도 98.9%였고, 혈청 포도당 1,339 mg/dL, 당화혈색소 6.2%, 당화알부민 27.3% (정상 11.0-17.0%), 혈청 케톤 10.4 mmol/L (정상 0-0.6 mmol/L), 소변 케톤 1+로 당뇨병케톤산증 상태였다. 일반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18,520/mm3, 헤모글로빈 14.1 g/dL, 혈소판 315,000/mm3였고, 전해질 검사에서 나트륨 114 mmol/L, 칼륨 7.5 mmol/L, 염소 70 mmol/L로 저나트륨혈증과 저염소혈증 및 고칼륨혈증 소견을 보였으며, 심전도 검사에서 상승된 T파와 QRS 폭의 증가가 관찰되었다. 혈청 요소질소는 67.0 mg/dL, 혈청 크레아티닌은 3.0 mg/dL였고, 사구체 여과율은 22.45 mL/min/1.73 m2로 감소된 상태였다. 혈청 아밀라아제는 71 U/L (정상 28-100 U/L)로 정상 범위였으나, 혈청 리파아제는 83 IU/L (7-60 IU/L)로 증가되어 있었다. 당뇨병케톤산증 치료를 위해 수액과 경정맥 인슐린 투여를 시작하였고, 대사산증과 고칼륨혈증을 교정하기 위해 4시간 동안 응급 혈액투석을 시행하였다. 내원 2일째, 대사산증은 호전되었으며, 혈청 포도당 257 mg/dL, 칼륨 4.4 mmol/L, 사구체 여과율 58.92 mL/min/1.73 m2로 측정되었다. 내원 4일째 시행한 C-펩티드는 공복과 식후가 각각 0.05 ng/mL, 0.08 ng/mL였다.
첫 방문시, 급성 신부전이 동반된 심한 당뇨병케톤산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는 6.2%에 불과하였다. 또한 매우 낮은 혈청 C-펩티드에도 불구하고, 항글루타민산탈탄산효소항체(glutamic acid decarboxylase antibody)는 음성이었다. 환자는 전격성 제1형 당뇨병으로 확진되었고, 총 42단위의 다회 인슐린 요법(glargine 하루 1회 20단위, lispro 아침, 점심, 저녁식사 전 각각 8단위, 8단위, 6단위)을 유지하며 퇴원하였다. 자가혈당 측정으로 확인된 퇴원 후 2주간의 혈청 포도당은 공복시에 70-140 mg/dL, 식후 2시간에 90-200 mg/dL였다.
퇴원 1달 뒤, 환자는 검진 목적의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 받은 후 구토가 발생하여 주소로 응급실을 재방문하였다. 대장내시경 검사 전날까지, 환자는 같은 용량의 다회 인슐린요법을 시행하였으며, 혈당조절 상태는 이전 외래에서 확인된 수치와 큰 차이가 없는, 지속적으로 양호한 상태였다. 감염이나 음주, 타 약물 복약 등의 다른 당뇨병케톤산증의 위험인자 또한 없는 상태였다. 환자는 대장내시경 검사 전날 저녁식사를 오후 6시에 하였고, 오후 7시에 장 정결을 위해 polyethylene glycol 용액을 복용하였다. 이후, 3차례의 설사를 하였으나, 구역과 구토는 없었다. 대장내시경 검사 시행 당일, 오전 6시에 polyethylene glycol 용액을 한 차례 더 복용하였으며, 이후 1차례의 설사를 한 후, 환자는 경미한 구역을 느꼈으나 구토는 없었다. 환자는 오전 9시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받았으며, 검사 결과는 비특이적 소견이었고 폴립절제술 등의 대장내시경적 술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환자는 구역을 느꼈고, 오전 10시 30분에 glargine 16단위와 lispro 8단위를 맞고 식사를 하였으나, 구역이 심해지고 구토가 발생하여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내원시, 혈압은 122/63 mmHg, 맥박수는 분당 97회, 호흡수는 분당 22회, 체온은 36.6℃였고, 신체 검사에서 이외의 특이 소견은 없었다. 동맥혈가스 분석에서 pH 7.277, PCO2 33.7 mmHg, PO2 108.3 mmHg, 산소포화도 97.4%였고, 혈청 포도당 493 mg/dL, 혈청 케톤 7.6 mmol/L, 소변 케톤 4+로 당뇨병케톤산증 상태였다. 혈청 요소질소는 34.8 mg/dL, 혈청 크레아티닌은 1.8 mg/dL였고, 사구체 여과율은 40.47 mL/min/1.73 m2였다. 수액 치료와 경정맥 인슐린을 투여한 이후 내원 2일째, 환자의 대사산증은 호전되었고, 내원 4일째, 혈청 포도당은 191 mg/dL, 사구체 여과율은 64.62 mL/min/1.73 m2였으며, 환자는 퇴원하였다.
이후 환자는 외래에서 다회 인슐린 요법을 유지하면서, 철저한 자가혈당 측정을 통한 인슐린 용량 관리와 올바른 생활습관지침에 따르고 있다. 현재 전격성 제1형 당뇨병 진단 1년 7개월이 경과한 가운데, 당화혈색소를 6-7%로 유지 중이다.
고 찰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발생 기전과 그 임상적 실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가능한 발생 원인으로는, 사람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바이러스 감염, 면역반응 가속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4,5].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임상적 특징으로는, 일본에서 발표된 보고[6]에 따르면, 자가면역성 제1형 당뇨병과 비교하여 감기 증상(71.7% vs. 26.9%), 위장관 증상(72.5% vs. 7.5%), 의식 저하(45.2% vs. 5.3%)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았고, 가임기 여성에서의 임신과 연관되어 나타난 경우(21.0% vs. 1.5%)가 많았다. 반면, 국내의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임상적 특성을 일본의 자료와 비교한 발표[7]에 의하면, 감기 증상(42.9%), 의식 저하(13.0%)가 한국인 환자들이 일본인 환자들보다 적게 나타났으며,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설명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당뇨병케톤산증은 당뇨병 환자의 급성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0.65-3.3%에 달하는 응급 상황이며 인슐린 결핍, 음식물 및 수분 섭취 감소, 감염, 수술, 외상, 갑상선기능항진증, 과도한 음주 등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 그 유발 인자이다[8]. 대장내시경 검사는 비교적 안전한 검사로, 국가 암 검진 사업으로 대장암 조기 진단을 위하여 그 검사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에 있어 대장 정결은 필수적인 전처치과정으로, 식이제한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장정결의 완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검사에서 장정결제를 사용하고 있다. 장정결제 중 polyethylene glycol의 경우 다른 제제에 비해, 전해질 불균형이나 대사이상이 적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복용량이 많아 환자 순응도가 떨어지고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9].
본 증례에서 환자는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이후 대장내시경 검사 전날까지 규칙적인 식이와 인슐린 투여를 통한 철저한 혈당 관리를 하고 있었다. 장 정결을 위해 사용한 polyethylene glycol 복용 이후 발생하는 일반적인 수준의 설사는 있었으나, 그 이상의 심한 설사나 구토 등의 추가적인 탈수 유발 상황은 없었음에도, 대장내시경 검사 후에 당뇨병케톤산증이 발생하였다.
Murase 등[10]이 보고한 전격성 제1형 당뇨병 환자군을 자가면역성 제1형 당뇨병 환자군과 5년간 비교한 연구에 의하면, 전격성 제1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당뇨병성 미세혈관병증의 발병률이 더 높았을 뿐만 아니라, 인슐린 요구량이 더 많았으며, 저혈당이 더 자주 발생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경우, 당뇨병케톤산증과 같은 급성 합병증의 발생에 있어, 다른 유형의 당뇨병보다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본 증례와 같은 전격성 제1형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대장내시경 검사와 같은 금식 검사를 시행할 경우, 주기적인 혈당 측정과 금식 중 환자 상태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위해 가능하면 입원하여 금식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환자 본인이 규칙적인 식사,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혈당 측정 및 그에 따른 인슐린 용량 조절을 잘 할 수 있고, 특정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질병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